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기자의 삶

 

최기홍 선배(KBS 기자)

 

_ 신효선 , 최영지 명예기자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것들은 누군가의 수고로 만들어졌다. 그는 방송 뉴스의 디지털 제작 시스템 최전선에서 변화를 만들어냈다. 방송기술의 변천에 한 획을 그으며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S뉴스가 파일 기반의 HD제작을 가장 먼저 시작하자 일본 NHK가 매년 찾아봐 제작방법을 배워갔다. 이처럼 국내최초 HD뉴스 전환 추진, 파일기반 뉴스제작 시스템 구축, 컴퓨터를 이용해 뉴스를 편집하는 NLE(Non Linear Editing)교육 등은 물론 지금 기자들이 지금은 취재 시 당연하게 이용하는 필드레코더를 이용해 녹음된 파일을 편집해 올리는 것, 카메라기자 배정을 커다란 칠판 대신 문자서비스를 이용하게 한 것, 외부에서 촬영된 영상을 장소 제약 없이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한 프리뷰(preview)서버 구축 등은 모두 최기홍 선배의 손길이 닿은 일들 이었다. 그는 올해 3, KBS에서 30년 기자생활을 마무리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뉴스를 위해,

기술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제작 툴을 익히기 위해 시간을 소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작 툴을 소프트웨어라고 말하지만 진정한 소프트웨어는 사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죠. 누구나 자신의 창의력으로 손쉽게 좋은 콘텐츠를 제작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작 툴을 사용하는 것이 어려워 사용자가 기술에 끌려 다니는 시스템을 구축해서는 안돼요.”

2.0시대에는 세상의 모든 분야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뉴스시스템은 복잡했으며 전문 엔지니어만 다룰 수 있었다. 최기홍 선배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실천에 옮겨왔다. 그 기반에는 끊임없는 공부가 있었다.

최근 10~20년간은 관련된 공부를 하는 책이 하루하루 새롭게 쏟아질 정도로 변화가 빨랐는데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고 알려주는 것은 좋아서 하는 일이었어요. 힘든 점이 있었다면 반대하는쪽을 설득하는 것이었어요. 기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디지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해당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며 좋은 기술이 존재한다면 가져와서 써야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기자라고 나는 기사만 쓰면 되니까. 또는 촬영 편집만 하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주기만 기다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용자들이 주도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면 제작 워크플로우를 개선 할 수 없으니까요. 적극적인 참여로 자신에 맞는 경쟁력 있는 제작 시스템을 만들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설득하려고 했죠.”

그는 뉴스시스템의 사용자인 제작자들이 만들기 편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 것을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그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SNS의 발달로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일례로 작년 여름 태풍이 왔을 때만해도 곳곳에서 개인이 올리는 사진과 제보가 미디어보다 빠른 정보를 제공했다. 뉴스의 속보성의 가치를 지키고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웹기반의 방송시스템으로 언제 어디서든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한 뉴스를 제작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40년 지기 친구, 카메라

 

최 선배는 스튜디오 카메라맨으로 방송국 ENG카메라를 처음 잡았다. 그리고 1982KBS 공채시험에 합격해 카메라기자가 됐다.

국민학교에 다니던 때 특별활동으로 사진반에 들어갈 정도로 사진기에 관심이 많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관련된 책이 나오면 모두 사서 봤을 정도였다. 요즘은 카메라를 주머니 속에 휴대하고 다니지만 당시는 카메라라는 기기조차 흔하던 시절이 아니었다. 사진이나 카메라에 대한 책은 더욱 흔치않았다.

국내서적은 많이 나오지 않아서 일본에서 나온 책까지 볼 정도로 사진에 관심이 많았어요. 일본어로 써 있어서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은 아버지 옆에 앉아 해석을 부탁하기도 했고요.”

어떻게 기자가 됐는지 물었다. “독자적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뉴스를 전달하고 책임지는 카메라기자가 하고 싶어서 공채시험에 응시했어요. 방송국은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혼자서 공부한 것을 평가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그가 처음 기자가 되었을 당시만 해도 편집을 할 때 필름을 직접 잘라서 테이프나 아세톤으로 이어붙였다고 한다. 그래서 카메라기자들이 촬영 완성 본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 구도와 장면을 그대로 촬영을 하는 방법으로 일을 했다. 찍어 온 테이프를 뉴스에 바로 재생해도 될 정도로 촬영을 한 것이다. 자르고 이어붙이는 편집을 하면 필름의 이음새 때문에 매끄럽게 재생이 되지 않아서였다. 기술이 발전하기 전의 이러한 훈련은 늘 긴장하고 방송준비를 미리 완벽하게 하는데 도움이 됐다.

최기홍 기자의 기자생활은 방송기술이 발전해나가는 과정과 함께였다.

 

 

가치관대로 걸어온 30년 기자생활

 

최 선배는 기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기자의 사명감과 바른 가치관을 강조했다. 말로 그러했던 것이 아니라 본보기가 되었다.

촬영기자로 시작한 첫날부터 마지막 날 까지 신입사원일 때나 간부였을 때나 단 한 번도 양심에 어긋난 선택을 하지 않았던 그래서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밑거름이 되고자 하신 선배님을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합니다.’라는, 후배들이 퇴임을 기려 제작한 패 문구는 그의 기자생활이 어떠했는가를 보여준다.

아이템을 결정하는 것, 포커스를 맞추는 것, 카메라를 잡는 각도 등이 어떻게 보면 모두다 주관적인 일이예요. 하지만 언론인으로서 가장 사실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시청자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에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죠. 기술이 매끄럽지 않은 것은 훈련을 시킬 수 있지만 외부의 압력이나 다른 이유에 의해 사실이 아닌 것을 만들거나 하는 것은 언론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에요.”

또한 기자로서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전달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고 더불어 동료들에게는 자신이 알고 있는 기술과 정보를 알려주는 즐거움이 크다. 몸담은 방송 분야에서 시스템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했다. 기자생활 중에 해왔던 이런 일들이 여전히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식을 공유하고 기회가 될 때 직접 기술 교육도 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교육을 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지역의 교육기관처럼 소규모지만 도움이 꼭 필요한 곳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곳이 예를 들면 대학교 강의처럼 충분한 환경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지만 저의 교육이 꼭 필요한 곳 일수도 있거든요.”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지식과 정보를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 보다 확산시키고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예전에 기자라는 이름으로 해왔던 일들에 뜻이 변함없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힘이 꼭 필요한 곳에 가진 것을 더 나누고 싶다고 한다. 말하기는 쉽지만 그렇게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에 여전히 그를 가슴 우러러 선배라 부른다는 후배기자들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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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방송기자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